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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를 들이려면 냉각부터 바꿔야 한다


칩에 붙인 냉각판과 액체 순환으로 열을 빼내는 방식을 표현했습니다. 실제 LG CNS·네이버 설비 사진이 아닌

최신 GPU를 구해도 기존 데이터센터에 그대로 꽂아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를 충분히 공급하는 것만큼, 그 전기가 바뀌어 나온 열을 밖으로 빼내는 일이 중요합니다. 열을 제때 식히지 못하면 비싼 장비가 속도를 낮추거나 작동을 멈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LG CNS와 네이버클라우드가 삼송 데이터센터에 도입하려는 액체냉각은 이 문제에 대한 대응입니다. LG CNS는 2026년 8월 2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 데이터센터에 ‘DTC’, 즉 칩을 직접 식히는 방식의 냉각 설비를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운용할 엔비디아 베라 루빈 기반 AI 인프라를 수용하기 위한 준비입니다.

이번 설계는 서버를 넣는 선반인 랙 하나에 200kW 이상의 전력이 집중되는 환경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건물 전체가 쓰는 전력이 아니라, 랙 단위로 몰리는 전력입니다. 데이터센터에 남는 전력이 있더라도 특정 위치에서 발생하는 열을 처리하지 못하면 그곳에는 원하는 만큼 GPU를 넣을 수 없습니다.

서버실을 차갑게 만드는 것만으로 부족한 이유

공랭식 데이터센터에서는 차가운 공기를 서버로 보내고, 데워진 공기를 회수해 열을 식힙니다. 열 발생량이 커지면 더 많은 공기를 더 빠르게 흘려야 합니다. 그런데 랙 안에는 서버와 케이블이 빽빽하고, 공기가 지나갈 공간도 한정돼 있습니다. 서버실 온도를 낮추는 것과 칩 표면의 열을 충분히 빼내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DTC는 뜨거운 칩에 냉각판을 밀착시키고 그 안으로 냉각액을 흘립니다. 칩에서 나온 열이 냉각판을 거쳐 액체로 이동하고, 데워진 액체는 배관을 따라 열교환 설비로 돌아갑니다. 서버 주변의 공기 전체를 거쳐 열을 옮기기보다, 열이 집중되는 곳에서 바로 가져오는 방식입니다.

서버를 액체에 통째로 담그는 액침냉각과는 다릅니다. DTC에서는 냉각액이 정해진 배관과 냉각판 내부를 흐릅니다. 다만 GPU를 액체로 식힌다고 서버의 다른 부품에서 나는 열까지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부품을 액체로 식히고 나머지 열을 어떻게 처리할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DTC는 칩 가까이에 냉각판을 붙여 열을 냉각수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액체에 서버 전체를 담그는 액침냉각과는 다릅니다.

냉각 장치 하나가 아니라 시설 전체의 변화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냉각판만 사서 붙여서는 안 됩니다. 랙마다 필요한 유량을 공급할 배관과 펌프, 서버 쪽 냉각 회로와 시설 쪽 회로 사이에서 열을 전달하는 장비, 누수를 감지하고 대응할 운영 체계가 필요합니다. 정비 때문에 일부 설비를 멈추더라도 다른 서버는 계속 작동할 수 있어야 하고요.

냉각판만 설치한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배관과 펌프, 열교환기 등 시설 전체가 열을 밖으로 옮겨야 합니다.

그래서 고밀도 AI 데이터센터의 냉각은 장비 선택인 동시에 건물 설계와 운영의 문제입니다. LG CNS가 맡는 시설 구축·운영 역량과 네이버클라우드의 AI 인프라 운용이 함께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GPU의 성능을 실제 서비스에 쓰려면 칩 바깥의 설비가 그 성능을 감당해야 합니다.

액체 냉각을 계속 운영하려면 누수 감지와 안전한 점검·정비 체계도 필요합니다.

삼송 데이터센터의 총 수전 용량은 80MW로 소개됐습니다. 외부에서 전력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규모이지, GPU가 항상 80MW를 소비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앞서 나온 랙당 200kW 이상 대응 설계와도 다른 지표입니다. 하나는 시설 전체의 전력 공급 규모이고, 다른 하나는 전력이 얼마나 좁은 공간에 집중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AI 투자에서 냉각이 사업이 되는 과정

GPU의 전력 밀도가 높아지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지출도 달라집니다. 컴퓨터를 더 많이 사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컴퓨터를 작동시킬 전력·냉각 설비에 돈이 들어갑니다. 기존 시설을 개조할지, 처음부터 액체냉각을 전제로 새로 지을지에 따라 공사 기간과 투자비도 달라집니다.

시설 사업자에게는 이런 전환을 설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경험이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냉각 장비 업체에도 수요가 생기지만, 발표된 GPU 물량만 보고 어느 회사에 얼마의 매출이 생길지 곧바로 계산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채택 방식과 공급 범위, 공사 진행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삼송 프로젝트도 이미 성능 검증을 끝내고 전면 가동 중인 사례는 아닙니다. LG CNS는 2027년까지 구축과 실증을 마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전력 절감 효과나 실제 운용 성과는 앞으로 확인할 부분입니다.

삼송 데이터센터의 DTC 적용은 2027년을 목표로 한 계획입니다. 이미 해당 설비의 가동 성능이 검증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AI 인프라를 평가할 때 GPU 대수만 세면 이 과정이 보이지 않습니다. 필요한 전력을 원하는 위치에 공급하고, 발생한 열을 빼내면서 장비를 계속 돌릴 수 있어야 그 GPU가 계산 능력이 됩니다. 삼송의 냉각 투자는 바로 그 준비에 해당합니다.

참고자료

  • LG CNS, 「삼송 데이터센터에 ‘차세대 액체냉각’ 도입…AI 팩토리 인프라 시장 선점」, 2026년 8월 26일
  • Data Center Dynamics, 「LG CNS deploys direct-to-chip cooling for Naver Cloud at data center in Goyang City, South Korea」, 2026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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