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에서 수프를 만들던 공장이 양자컴퓨터 부품을 만드는 곳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캐나다 양자컴퓨터 기업 자나두가 옛 캠벨 공장에 연구·개발과 첨단 제조 시설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양자 기술 소식에서 흔히 보던 큐비트 숫자 대신, 부품을 만들고 연결하고 검사하는 공정이 이번 투자의 중심에 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8월 28일 이 사업에 1억9,500만 캐나다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8억9,300만 캐나다달러로, 정부 지원은 그 비용의 일부입니다.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회사에 이만한 제조 시설이 왜 필요한지 살펴볼 만한 소식입니다.
광자 칩에서 완성된 장비까지의 공정

자나두는 빛의 입자인 광자를 이용하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합니다. 그런데 광자 칩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 컴퓨터가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칩이 외부 부품과 신호를 주고받도록 연결하고, 손상되지 않게 보호하고, 여러 부품을 조립한 뒤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 ‘패키징’이 들어갑니다. 이름만 들으면 완성품을 상자에 넣는 작업 같지만, 반도체에서는 칩을 주변 장치와 정밀하게 연결해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공정에 가깝습니다. 이번 정부 발표에도 통합과 패키징, 웨이퍼 단계의 검사, 조립 능력이 투자 대상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칩 개발 다음에 필요한 일들을 직접 수행할 기반을 마련하려는 겁니다.
개발 속도를 좌우하는 반복 제작

연구진이 설계를 고쳤다고 바로 다음 실험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고친 설계대로 부품을 다시 만들고 조립해봐야 하죠. 이 작업을 외부 업체에 맡기면 그 업체의 생산 일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설계와 시험 사이에 이런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전체 개발 속도도 느려질 수 있습니다.
자나두의 크리스천 위드브룩 최고경영자는 베타킷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이런 작업 상당 부분을 해외 업체에 맡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새 시설이 생기면 공정을 내부에서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아직 나타난 성과는 아니지만, 회사가 제조 시설에 투자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직접 만들 수 있게 되면 살펴볼 것은 생산량만이 아닙니다. 같은 설계로 만든 부품들의 품질이 일정한지,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빨리 찾아 수정할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연구실에서 한 번 잘 작동한 장비를 여러 대로 늘리려면, 부품부터 반복해서 비슷한 품질을 낼 수 있어야 하니까요.
연방 지원금의 범위와 지급 조건

지원 규모를 볼 때는 이번에 확정된 연방정부 몫과 아직 협의 중인 금액을 나눠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나두는 앞서 연방정부와 온타리오주를 합쳐 최대 3억9,000만 캐나다달러의 지원을 협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방 지원 발표가 주정부의 추가 지원까지 확정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공개된 계약을 보면 자금의 성격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지원에는 ‘조건부 상환’ 조건이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비용을 청구하면 정부가 검토해 지급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따라서 1억9,500만 캐나다달러 전액을 조건 없이 한 번에 받는 구조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설 투자에 쓸 자금이 확보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회사가 실제로 언제 얼마를 쓸 수 있는지는 계약 조건과 지급 과정도 함께 봐야 합니다.
제조 기반 확보와 상용화 사이의 과제

공정을 직접 다룰 기반이 생기더라도 양자컴퓨터 자체의 기술 과제는 남습니다. 양자 정보는 작은 외부 영향에도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계산 오류를 충분히 줄이면서 시스템 규모를 키우는 일이 어려운 이유인데요. 새 공장은 부품을 만들고 시험하는 과정을 도울 수 있지만, 그런 어려움까지 저절로 해결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완성한 장비가 어떤 계산에 유용한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양자컴퓨터가 모든 일을 기존 컴퓨터보다 빠르게 처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정 문제와 조건에서 기존 방식보다 나은 결과를 내는지 확인하는 일은 공장 건설이나 정부 지원과 별개로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 발표는 상용화의 결과라기보다, 개발을 이어갈 제조 기반을 마련하는 소식으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다음에는 실제 설비가 들어오고 공정이 검증되는지, 필요한 부품을 일정한 품질로 반복 생산할 수 있는지를 보면 되겠죠. 큐비트 성능과 함께 이런 제조 과정까지 살펴보면 양자컴퓨터가 실험실 밖으로 나오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Government of Canada invests in Xanadu to build up advanced quantum manufacturing in Canada (ISED Canada)
- August 28 Form 6-K and SRF agreement, included in prospectus supplement (Xanadu SEC filing)
- From soup to qubits: Xanadu to open advanced photonics hub in old Campbell’s factory (BetaKit)
- Quantum Computing Explained (NIST)
